"총 원고지 매수는 모르겠고, 3권에 3000쪽."
"(미쳤어요?)"
"북한은 김일성신화에서 벗어나야 하고, 대한민국은 김일성의 항일투쟁사를 무조건 부인하지 않아야 남북이 제대로 된 만남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 출판할 결심을 했다. 몇년 편집작업 매달리다 눈이 다 나갔다."
"(미쳤습니까?)"
"김일성회고록 <세기와 더불어>와 중국 쪽 당안자료에 언급된 항일투쟁 현장을 발로 답사하며 회고록의 거품을 다 걷어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. 김일성과 항일연군 투쟁을 함께한 200명의 구술을 다 받아냈자요. 이 책을 내기까지 무려 33년이 걸렸다고 한다."
"(저자가 미쳤군요!)"
저 무거운 책을 힘들게 배달해온 서울셀렉션의 김형근 대표의 지난한 작업과정을 듣다보니 왠지 미안한 맘을 감출 수가 없었다. 사실 저 원고는 푸른역사에도 검토의뢰가 왔던 것. 그 신선한 서술에 푹 빠져 읽은 기억이 나는데, 저 방대한 양을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, 더욱이 검증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 포기했던 원고였다. 더는 어쩌지 못하고 안타까운 맘이었는데, 그걸 공적 의무감 하나로 출간해낸 김형근샘의 근기에 경외감을 보내며, 여기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!
(서울셀렉션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 관련 서적 출판사로 유명한 곳. 재작년부터 국내서적을 출판하는데 이런 작업을 겁없이 시도한 게 경이로울 뿐이다.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마침 북한에서 김일섬회고록 10권의 개정판이 나왔다는 기사가 떴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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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020/08/20]
